all good things, they say, never last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
해야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 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느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었네, 나는

댓글 '3'

겨울나그네

2003.05.14 11:48:36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바로그

2003.05.14 17:08:06

나는 바로 그 연탄 때며 잘 살고 있다
이게 바로 행복이라는 것 (아이구 미안)

겨울

2003.05.14 21:43:32

하하하 ^^ 구래,,누군 좋겄다.. 내는 고마 쌀도 떨어져서 밥도 못 해먹겠당..허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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