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good things, they say, never last





사랑을 달콤하다고 표현하는 사람은 아직 사랑을 모르는 사람이다.

그대가 만약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자신을 백미터 선수에 비유하지 말고 마라톤 선수에 비유하라. 마라톤의 골인지점은 아주 멀리에 위치해 있다. 그러므로 초반부터 사력을 다해 달리는 어리석음을 삼가라. 그건 백미터 선수에 해당하는 제비족들이나 즐겨 쓰는 수법이다.

그러나 그대가 아무리 적절한 힘의 안배를 유지하면서 달려도 골인지점을 통과하기 전까지는 계속적으로 고통이 증대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따라서 계속적으로 증대되는 고통을 감내하지 못한다면 아직은 선수로서의 기본정신이 결여되어 있는 수준임을 명심하라.

진정한 마라톤 선수는 달리는 도중에 절망하지 않는다. 사랑하는 사람의 절교선언이나 배신행위에 개의치 말라. 사랑은 그대 자신이 하는 것이다. 진정한 마라톤 선수는 발부리에 음료수 컵 따위가 채이거나 눈앞에 오르막이 보인다고 기권을 선언하지 않는다. 그래도 완주하라.

그러나 마라톤에서의 골인지점은 정해져 있지만 사랑에서의 골인지점은 정해져 있지 않다. 경우에 따라서는 한평생을 달려도 골인지점에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다. 사랑은 그대의 한평생을 아무 조건없이 희생하는 것이다. 그러기에는 자신의 인생이 너무나 아깝고 억울하다면 역시 진정한 사랑을 탐내기에는 자격미달이다.

            차라리 사랑을 탐내지 말고

                                          사탕을 탐내도록 하라.


댓글 '4'

겨울나그네

2003.09.16 09:10:59

동호회 홈피에서 옮겨온 글인데요,,
마라톤과 사랑..
요즘 저의 관심거리입니다..^^
사랑은 단거리가 아니라 마라톤이랍니다..
멀리 내다보고 뛰어야 하겠습니다..
아자~!

제이

2003.09.16 23:20:59

가슴 깊이 새겨두겠습니다.
그러나 사랑이 이런것이라면 아예 하지 않았으면 싶기도 하다. 사랑의 고통을 감내하기에는 세상 살기가 너무 바쁘고 다른 고통 참기도 버겹습니다. 점점 차가운 사람이 되는것 같습니다.
진통제는 없나요??

채니

2003.09.17 14:24:31

참가하는데 의의를...어째 실소가 터져나오네요

겨울나그네

2003.09.17 16:29:58

마라톤 풀코스 42.195km를 완주하면 사랑도 어느 정도 눈에 보일런지..ㅠ.ㅠ
아직 하프도 못 뛰어본 마라톤 새내기에겐 마라톤도 사랑도 모두 버겁기만 하군요..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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