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good things, they say, never last



인간에게는 자신만의 폐허가 있기 마련이다.  
나는 그 인간의 폐허야말로 그 인간의 정체성이라고 본다.
아무도 자신의 폐허에 타자가 다녀가길 원치 않는다.
이따금 예외가 있으니 사랑하는 자만이 상대방의 폐허를 들여다 볼 뿐이다.  
그 폐허를 엿본 대가는 얼마나 큰가.
무턱대고 함께 있어야 하거나, 보호자가 되어야 하거나,
때로는 치유해줘야 하거나 함께 죽어야 한다.
나의 폐허를 본 타자가 달아나면 그 자리에 깊은 상처가 남는다.
사랑이라는 것은 그런 것이다.
어느 한 순간에 하나가 되었던 그 일치감의 대가로 상처가 남는 것이다.

-신경숙
자신만의폐허의공감을위하여

댓글 '3'

희봉

2006.11.21 11:49:15

내 밑바닥까지 보여줄게...

apraxas

2006.12.12 21:53:08

와..공감되는..
찾아서 읽어봐야 겠다는..

새러

2013.11.20 17:55:54

자신만의폐허의공감을위하여
List of Articles
공지 2003년 2월 - 보그걸에 소개된 희봉닷컴 [11] 희봉 2014-10-29 40403
공지 2014년 5월 - W 매거진에 나온 박희봉 인터뷰 ... [2] 희봉 2014-11-01 27786
202 기형도 - 대학 시절 j-kwon 2007-02-14 2759
201 장정일 - 지하 인간 j-kwon 2007-02-14 3092
200 장정일 - 라디오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 [1] j-kwon 2006-12-21 2525
» 나의폐허에오신걸환영합니다 [3] 섹시신데렐라 2006-11-20 2560
198 김지하 - 삶 - [4] 겨울나그네 2005-02-16 2460
197 쉰한편의 비가 - 김춘수 시집 [1] 희봉 2004-08-23 2823
196 최영미 - 선운사에서 - [2] 겨울나그네 2004-07-28 2423
195 이산하 - 사랑 희봉 2004-07-07 2598
194 고정희 - 그대생각 [4] 희봉 2004-06-30 2275
193 황인숙 - 비 [2] 희봉 2004-06-30 2583
192 이원규 - 사랑은 어떻게 오는가 희봉 2004-06-30 2318
191 무릎 - 정호승 - [5] 겨울나그네 2004-06-29 1949
190 그리움 [1] 희진 2004-06-19 1945
189 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3] 희봉 2004-06-15 2169
188 기억하니? 흐흐 [1] 미선 2004-05-11 2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