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good things, they say, never last



빈 집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댓글 '3'

누나

2002.08.14 08:37:20

일기장에 일기대신 이 시를 매일 쓰던 때가 있었어.
그러면서 생각했었나봐. 뒤돌아보면 모든게 소금기둥으로 변해버릴거야, 라고...

희봉

2002.08.16 14:26:57

읽을 수록.. 맘에 든다.. ㅇ_ㅇa

가엾은 내 사랑

2019.11.15 20:52:56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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