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good things, they say, never last




나의 연가

-이택광

나는 아직도 기쁨의 노래에 서툴다
처음으로 내가 나의 노래를 시작했을 때도
밝은 아침 햇살처럼 비쳐오던 기쁨은 없었다
폭풍우치는 격정과 슬픔
끝끝내 멈추지 않고 흐르는 눈물만 있었다

나는 아직도 기쁨의 노래에 서툴다
폭풍우 몰아치는 밤의 뒤를 따라
어느새 환히 웃으며 닥치는 아침햇살처럼
격정과 슬픔의 뒤에
마침내 흐르는 멈추지 않는 눈물의 기쁨을

나는 아직도 모르는 것인가
어렵게 참으로 힘들게
내가 사랑을 시작했던 날
아아 우울했던 나의 연가여
패배에 찢어지는 슬픔의 노래여
나는 아직도 모르는 것인가
한밤을 꼬박 밝힌 피곤한 눈줄기를 타고
흐르는 흐르는 기쁨이여 승리의 노래여

그러나 나는 안다
마땅히 내가 불러야 할 노래
나의 연가를 기쁨의 승리의 노래를
고통이 슬픔이 차라리 힘이 되는
참된 사랑의 노래를

나는 아직도  사랑의 노래에 서툴다
그러나 그것이 어떠해야 하는지는 안다

댓글 '1'

데지그너

2002.11.14 00:45:58

나는 아직도 혼자임이 서툴다.
하지만 이것은 꼭 지나가야 하는 가시길임을 나는 안다.
List of Articles
공지 2003년 2월 - 보그걸에 소개된 희봉닷컴 [11] 희봉 2014-10-29 40736
공지 2014년 5월 - W 매거진에 나온 박희봉 인터뷰 ... [2] 희봉 2014-11-01 28107
67 정끝별 - 오래된 장마 희봉 2002-12-10 1755
66 권경인 - 쓸쓸한 잔치 희봉 2002-12-10 1776
65 최영호 - 꽃물 손톱 희봉 2002-11-22 1872
64 황인숙 - 응시 희봉 2002-11-22 2166
63 황인숙 - 잠자는 숲 희봉 2002-11-22 1967
» 이택광 - 나의 연가 [1] 희봉 2002-11-13 1601
61 이상국 - 국수가 먹고 싶다 [1] 희봉 2002-11-13 1669
60 김정환 - 동면 희봉 2002-11-13 1603
59 원재훈 - 우체통에 넣을 편지가 없다 희봉 2002-11-13 1476
58 최문자 - 끝을 더듬다 희봉 2002-11-13 1498
57 박상천 - 유서 1 희봉 2002-11-13 1566
56 강윤후 - 겨울 나무 희봉 2002-11-08 1481
55 류시화 - 사랑의 기억이 흐려져 간다 희봉 2002-10-29 1643
54 장석주 - 이 도시 경계 밖에 감옥이 있다 2 희봉 2002-10-27 2229
53 장석주 - 서랍들 희봉 2002-10-27 16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