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good things, they say, never last



동면

-김정환


너무 오래 잤어.

진실로 오래오래 누워있으면
제 자리에 있는 것은 하나도 없이
살덩이는 천근만근 바닥에 늘어붙고
뼈는 뼈대로 땅바닥에 밀착하려고 해서
우린 아주 차가운 짐승처럼 누워 있어야 해

일어나라 일어나
봄이 왔어. 봄의 코끝에 묻는 향기가 너의 누운 발바닥을 간지럽히고
소문의 바람에 네 누운 귀가 쫑끗쫑끗 거리지 않니?

둘이 누워 있어도
진실로 오래오래 누워 있으면
팔을 못 쓰게 돼 너는 오른 팔을
나는 왼팔을
(팔을 못쓰면 싸우는 데는 끝장이야)
온몸이 저려 너무 오래 잤어

일어나고 싶지 않아. 이대로 추운 땅이 되고 싶어
하잘 것 없는 들풀 따위로 눕고 싶어

일어나야지 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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