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릇
-강연호
치솔질을 하다 말고
가끔 밑도끝도없이 중얼거린다
ㅡ아냐, 나도 그럴 생각은 아니었어
그 소리에 퍼뜩 놀라 거울을 바라본다
입가에 치약을 묻힌 사내가 내게 묻는다
ㅡ뭐가 아냐? 무슨 생각?
얼굴이 붉어진다 부리나케 대꾸할 말을
궁리해보지만 딱히 떠오르는 게 없다
거울 속의 사내는 연신 대답을 재촉한다
무심코 중얼거리는 버릇
중얼거리고 나서야 중얼거림의 의미를 생각하는 버릇
그게 무슨 일이었는지 떠오르지는 않지만
하여튼 그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그렇게 했다는 것
그리 알고 용서해달라는 것
내 표정은 거의 울상이다
ㅡ너 아직도 여전히 구걸하며 사니?
사내의 입꼬리가 묘하게 비틀린다
거울 속의 치약 거품 같은 웃음이 퍼진다
황급히 외면하지만 끌끌 혀 차는 소리가
이미 붉어진 귓바퀴를 더욱 잔인하게 후벼판다
이를 닦다보면
저질러버린 삶의 모든 후회가 울컥 솟구친다
-강연호
치솔질을 하다 말고
가끔 밑도끝도없이 중얼거린다
ㅡ아냐, 나도 그럴 생각은 아니었어
그 소리에 퍼뜩 놀라 거울을 바라본다
입가에 치약을 묻힌 사내가 내게 묻는다
ㅡ뭐가 아냐? 무슨 생각?
얼굴이 붉어진다 부리나케 대꾸할 말을
궁리해보지만 딱히 떠오르는 게 없다
거울 속의 사내는 연신 대답을 재촉한다
무심코 중얼거리는 버릇
중얼거리고 나서야 중얼거림의 의미를 생각하는 버릇
그게 무슨 일이었는지 떠오르지는 않지만
하여튼 그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그렇게 했다는 것
그리 알고 용서해달라는 것
내 표정은 거의 울상이다
ㅡ너 아직도 여전히 구걸하며 사니?
사내의 입꼬리가 묘하게 비틀린다
거울 속의 치약 거품 같은 웃음이 퍼진다
황급히 외면하지만 끌끌 혀 차는 소리가
이미 붉어진 귓바퀴를 더욱 잔인하게 후벼판다
이를 닦다보면
저질러버린 삶의 모든 후회가 울컥 솟구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