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good things, they say, never last



노병(老兵)


내가 젊고 담대하고 강했을 때는
아, 옳고 그른 게 모두 분명했다.
나는 깃털장식 세우고 깃발 날리며
세상을 바로잡으러 달려 나가
"나와라, 개들아, 싸우자!"고 소리쳤다.
하나뿐인 목숨이 분해 울었다.

하지만 이젠 늙었다. 좋고 나쁜 게
종잡을 수 없이 얽혀 있어
앉아서 나는 말한다. "세상이란 그래.
그냥 흘러가는 대로 두는 게 현명해.
지기도 하고 이기기도 하는 거야 --
그게 별 차이가 없단다, 애야."

무력증이 진행되어 나를 좀먹는다.
그것이 바로 사람들이 철학이라 부르는 것.



The Veteran


When I was young and bold and strong,
Oh, right was right, and wrong was wrong!
My plume on high, my flag unfurled,
I rode away to right the world.
"Come out, you dogs, and fight" said I,
And wept there was but once to die.

But I am old; and good and bad
Are woven in a crazy plaid
I sit and say, "The world is so;
And he is wise who lets it go.
A battle lost, a battle won --
The difference is small, my son."

Inertia rides and riddles me;
The which is called philosophy.


댓글 '1'

희봉

2011.08.24 01:19:23

씨밤.. 나는 나이를 먹어버린 것이었어... 빌어먹을...
List of Articles
공지 2003년 2월 - 보그걸에 소개된 희봉닷컴 [11] 희봉 2014-10-29 40281
공지 2014년 5월 - W 매거진에 나온 박희봉 인터뷰 ... [2] 희봉 2014-11-01 27655
217 우리 많이 닮았다는 거 아세요? 희봉 2015-12-28 2483
216 애도 일기 - 롤랑 바르트 [2] 희봉 2014-05-27 5233
215 케네디&먼로/보위+프린스/캐쉬/코헨/딘/브라운/코헨 [1] 희봉 2014-04-27 3163
214 11. 플라스 드 샤뗄레. 낯선 사람.나나는 의식하... 희봉 2013-10-06 3578
213 목마와 숙녀 - 박인환 박희봉 2013-10-05 2261
212 예브게니 예프투센코 - 별의 역사 희봉 2013-08-21 3139
211 도로시 파커 - 코다 희봉 2012-12-17 2818
210 도로시 파커 - 노병 희봉 2012-12-17 2940
» 도로씨파커 - 노병 [1] 희봉 2011-08-22 2364
208 도로시 파커 - 불행한 일치 [1] 희봉 2011-08-08 2573
207 Dorothy Parker - Resume [4] 희봉 2011-07-22 3307
206 버트런트 러셀 -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왔나 희봉 2008-12-06 4338
205 Ella Wheeler Wilcox - Solitude [1] 희봉 2008-12-05 2381
204 장정일 - 슬픔 [1] j-kwon 2007-03-23 3414
203 베를린 천사의 시 - 아이의 노래 희봉 2007-03-22 4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