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good things, they say, never last



인간에게는 자신만의 폐허가 있기 마련이다.  
나는 그 인간의 폐허야말로 그 인간의 정체성이라고 본다.
아무도 자신의 폐허에 타자가 다녀가길 원치 않는다.
이따금 예외가 있으니 사랑하는 자만이 상대방의 폐허를 들여다 볼 뿐이다.  
그 폐허를 엿본 대가는 얼마나 큰가.
무턱대고 함께 있어야 하거나, 보호자가 되어야 하거나,
때로는 치유해줘야 하거나 함께 죽어야 한다.
나의 폐허를 본 타자가 달아나면 그 자리에 깊은 상처가 남는다.
사랑이라는 것은 그런 것이다.
어느 한 순간에 하나가 되었던 그 일치감의 대가로 상처가 남는 것이다.

-신경숙
자신만의폐허의공감을위하여

댓글 '3'

희봉

2006.11.21 11:49:15

내 밑바닥까지 보여줄게...

apraxas

2006.12.12 21:53:08

와..공감되는..
찾아서 읽어봐야 겠다는..

새러

2013.11.20 17:55:54

자신만의폐허의공감을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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