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good things, they say, never last



사랑은 어떻게 오는가

-이원규



자욱한 먼지를 일으키며
산모퉁이 돌아오는 시골 막버스처럼
오기 전엔 도대체 알 수 없는 전화벨처럼 오는가

마침내 사랑은
청천하늘의 마른번개로 온다
와서 다짜고짜 마음의 방전을 일으킨다

들녘 한복판에
벼락 맞은 채 서 있는 느티나무
시커멓게 팔다리 잘린 수령 오백년의 그는
이제서야 사랑을 아는 것이다

사랑과 혁명 그 모든 것은
비로소 끝장 나면서 온다
제 얼굴마저 스스로 뭉개버릴 때
와서 이제 겨우 시작인 것이다
List of Articles
공지 2003년 2월 - 보그걸에 소개된 희봉닷컴 [11] 희봉 2014-10-29 40372
공지 2014년 5월 - W 매거진에 나온 박희봉 인터뷰 ... [2] 희봉 2014-11-01 27746
7 김용택 - 미처 하지 못한 말 희봉 2002-08-08 2643
6 안도현 - 냉이꽃 희봉 2002-08-08 2839
5 브레히트 - 살아남은 자의 슬픔 희봉 2002-08-05 3069
4 사랑에 관한 시 두편... [1] 빡미 2002-08-04 3620
3 함민복 - 선천성 그리움 [1] 희봉 2002-08-03 3095
2 기형도 - 질투는 나의 힘 [1] 희봉 2002-08-02 4019
1 장석남 - 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 희봉 2002-08-02 3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