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good things, they say, never last





그는 어디로 갔을까
너희 흘러가버린 기쁨이여
한때 내 육체를 사용했던 이별들이여
찾지 말라, 나는 곧 무너질 것들만 그리워했다
이제 해가 지고 길 위의 기억은 흐려졌으니
공중엔 희고 둥그런 자국만 뚜렷하다
물들은 소리없이 흐르다 굳고
어디선가 굶주린 구름들은 몰려왔다
나무들은 그리고 황폐한 내부를 숨기기 위해
크고 넓은 이파리들을 가득 피워냈다
나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돌아갈 수조차 없이
이제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돌아갈 수조차 없이
이제는 너무 멀리 떠내려온 이 길
구름들은 길을 터주지 않으면 곧 사라진다
눈을 감아도 보인다

어둠 속에서 중얼거린다
나를 찾지 말라…… 무책임한 탄식들이여
길 위에서 일생을 그르치고 있는 희망이여

댓글 '4'

겨울나그네

2003.04.07 16:44:34

사죄의 뜻으로다가 올립니다.. 또 중복되는건 아니겠쥐요??

"찾지 말라, 나는 곧 무너질 것들만 그리워했다"
"나무들은 그리고 황폐한 내부를 숨기기 위해 크고 넓은 이파리들을 가득 피워냈다"
"길 위에서 일생을 그르치고 있는 희망이여"

제가 좋아하는 구절입니다..^^(너그럽게 용서를!)

희봉

2003.04.08 11:48:07

ㅎㅎㅎ 중복되는게 겁나시면 시 올리시기 전에 검색한번 하시면 돼죠.. ;)

사악이

2003.04.08 14:39:55

시를 참 조아하시나보다...

겨울나그네

2003.04.09 14:31:58

네~~~
시를 쓰지는 못하지만, 읽고 느끼고 생각하는걸 좋아하지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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