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good things, they say, never last





나를 이해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사소한 습관이나 잦은 실수,
쉬 다치기 쉬운 내 자존심을 용납하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직설적으로 내뱉고선 이내 후회하는
내 급한 성격을 받아들이는
그런 사람과 만나고 싶다.
스스로 그어 둔 금 속에 고정된 채
시멘트처럼 굳었거나 대리석처럼 반들거리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사람들 헤치고
너를 만나고 싶다.
입꼬리 말려 올라가는 미소 하나로
모든 걸 녹여버리는
그런 사람.
가뭇한 기억 더듬어 너를 찾는다.
스치던 손가락의 감촉은 어디 갔나.
다친 시간을 어루만지는
밝고 따사롭던 그 햇살.
이제 너를 만나고 싶다.
막무가내의 고집과 시퍼런 질투.
때로 타오르는 증오에 불길처럼 이글거리는
내못된 인간을 용납하는 사람.
덫에 치여 비틀거리거나
어린아이처럼 꺼이꺼이 울기도 하는
내 어리석음 그윽하게 바라보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내 살아가는 방식을 송두리째 이해하는
너를 만나고 싶다.


댓글 '4'

겨울나그네

2003.04.02 10:38:21

"내 살아가는 방식을 이해하는..." 그런 사람 있음 소개시켜주오...^^
근데, 나 자신이 먼저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하겠쥐요? 너무 바라기만 하는 사랑은 이기적인 사랑인것 같구려..

송보람

2003.04.02 12:13:41

내 별을 찾으려면....
"먼저 네가 누구인지를 오래오래 알아보도록해.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도...
그리고, 누구를 존경하며 무엇을 향하여 살아가는지도
알아본 다음 상대방과 얘기해봐.
그러면 님이 가려질거야."
---정채봉님의 <처음마음으로 돌아가라>중에서..

정채봉님 글이 떠올랐답니다.

코스믹걸

2003.04.02 15:09:39

내 살아가는 방식을 송두리째 이해하는
너를 만나고 싶다.
......
봄이라서 그런지 요즘 감상적이 되어가는 코스믹걸 ;;

그래

2003.04.02 16:38:44

네 살아가는 방식을 송두리째 이해하는 내가 되고 싶다...니가..나를 믿어주기만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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