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good things, they say, never last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인생

-정현종


꿈에 무슨 공연을 보다
(젊은 출연자들, 오르막길을,
고개를 높이 쳐들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걸어 오르며
한 사람이 지극히 절제된 부르짖음으로 말한다)
아무도 인생에 대해 말해주지 않아
우리는 이걸 하기로 했어요!

(나는 슬퍼서......)

고개를 높이 쳐들고
두 팔도 앞으로 높이 쳐들고
걸어오르는 길 저 앞에
목련인 듯 흰 꽃으로 덮인 나무 위에
꽃 속에 사람이 하나 꽃송이와 같이
엉겨붙어 있었는데,

아까 그 사람 그 위의 구름을 가리키며
또 조용히 부르짖었다
저 구름 위에 쉬어가세요
저 구름 위에

홀연 구름은 목련이고 목련은
구름이며 사람은
구름이고 뿌리깊은
구름이고 구름은
목련이며......

(나는 슬퍼서
눈물 자꾸 나와서......)
List of Articles
공지 2003년 2월 - 보그걸에 소개된 희봉닷컴 [11] 희봉 2014-10-29 40312
공지 2014년 5월 - W 매거진에 나온 박희봉 인터뷰 ... [2] 희봉 2014-11-01 27690
7 김용택 - 미처 하지 못한 말 희봉 2002-08-08 2642
6 안도현 - 냉이꽃 희봉 2002-08-08 2838
5 브레히트 - 살아남은 자의 슬픔 희봉 2002-08-05 3066
4 사랑에 관한 시 두편... [1] 빡미 2002-08-04 3616
3 함민복 - 선천성 그리움 [1] 희봉 2002-08-03 3092
2 기형도 - 질투는 나의 힘 [1] 희봉 2002-08-02 4015
1 장석남 - 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 희봉 2002-08-02 3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