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good things, they say, never last



저녁의 우울

-장석남

여의도 분식집에서 저녁밥을 먹고 강변을 걸었다
강은 내게 오래 된 저녁과 속이 터진 어둠을 보여주며
세상을 내려갔다
청둥오리도 몇 마리 산문처럼 물 위에 떴다
날곤 날곤 했다 그러면 강은 끼루루룩 울었다
내가 너덧 개의 발걸음으로 강을 걷는 것은
보고 싶은 자가 내가 닿을 수 없는 멀리에 있는
사사로운 까닭이지만, 새가 나는데 강이 우는 것은
울며 갑작스레 내 발치에서 철썩이는 것은 이 저녁을
어찌하겠다는 뜻일까
List of Articles
공지 2003년 2월 - 보그걸에 소개된 희봉닷컴 [11] 희봉 2014-10-29 40261
공지 2014년 5월 - W 매거진에 나온 박희봉 인터뷰 ... [2] 희봉 2014-11-01 27636
53 정채봉 - 슬픈 지도 [1] 희봉 2002-09-28 2456
52 정채봉 - 참깨 희봉 2002-09-26 2509
51 정채봉 -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희봉 2002-09-26 2591
50 정채봉 - 나무의 말 희봉 2002-09-26 2354
49 일기 [1] 현주 2002-09-26 3143
48 이문재 - 거미줄 [3] 희봉 2002-09-25 2710
47 [늘보] Edgar Degas - Melancholy 수정판 [5] 늘보 2002-09-23 2794
46 Latour - Immortality [1] 희봉 2002-09-22 2781
45 이문재 - 가는 길 희봉 2002-09-21 2110
44 함민복 - 가을 희봉 2002-09-21 2318
» 장석남 - 저녁의 우울 희봉 2002-09-18 2173
42 장석남 - 風笛 10 희봉 2002-09-16 1909
41 [늘보] 박항률 - 그림으로 시를 읊다 [5] 늘보 2002-09-10 3859
40 정현종 - 어디 들러서 희봉 2002-09-10 2173
39 정현종 - 붉은 가슴 울새 희봉 2002-09-10 2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