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봄, 기다렸던 봄, 봄은 가고
-김정란
개나리 꽃 혼자 피고
개나리 꽃 혼자 피고
햇빛은 혼자 쏟아져내린다
난 쓸쓸한가?
별로
난 행복한가?
별로
아무렇지도 않지?
올해도 혼자 핀 개나리 꽃처럼
올해도 혼자 핀 개나리 잎처럼
아무렇지도 않지
난 손금을 개나리에게 다 주어버린다
난 손금을 땅바닥에 다 내려놓는다
누군가 와서 그 손금 주워가겠지
민틋한 손바닥에 얼굴 감싸고
조금 운다
조금
내 손바닥에서 개나리 꽃진다
내 손바닥에서 개나리 잎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