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good things, they say, never last




그 여름의 끝

이 성복

그 여름 나무 백일홍은 무사하였습니다 한 차례 폭풍에도 그 다음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아 쏟아지는 우박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습니다


그 여름 나는 폭풍의 한가운데 있었습니다 그 여름 나의 절망은 붉은 꽃들을 매달았지만 여러 차례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넘어지면 매달리고 타올라 불을 뿜는 나무 백일홍 억센 꽃들이 두어 평 좁은 마당을 피로 덮을 때, 장난처럼 나의 절망은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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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봄도 완연히 시작되진 않았지만 "그 여름의 끝" 이

시를 적고 싶은 건 왜 일까요?


댓글 '1'

seon

2003.03.17 13:40:34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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