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good things, they say, never last



그 사랑에 대해 쓴다 - 유하 -

아름다운 시를 보면
그걸 닮은 삶 하나 낳고 싶었다
노을을 바라보며 노을빛 열매를 낳는 능금나무처럼

한 여자의 미소가 나를 스쳤을 때
난 그녀를 닮은 사랑을 낳고 싶었다
점화된 성냥불빛 같았던 시절들, 뒤돌아보면
그 사랑을 손으로 빚고 싶다는 욕망이
얼마나 많은 열정의 몸짓들을 낳았던 걸까
그녀를 기다리던 교정의 꽃들과
꽃의 떨림과 떨림의 기차와
그 기차의 희망,
내가 앉았던 벤치의 햇살과
그 햇살의 짧은 키스
밤이면 그리움으로 날아가던
내 혀 속의 푸른 새
그리고 죽음조차도 놀랍지 않았던 나날들

그 사랑을 빚고 싶은 욕망이 나를 떠나자,
내 눈 속에 살던 그 모든 풍경들도 사라졌다
바람이 노을의 시간을 거두어 가면
능금나무 열매의 환한 빛도 꺼지듯

- 출처: 방명록에 junk님이 남기신 글
List of Articles
공지 2003년 2월 - 보그걸에 소개된 희봉닷컴 [11] 희봉 2014-10-29 40731
공지 2014년 5월 - W 매거진에 나온 박희봉 인터뷰 ... [2] 희봉 2014-11-01 28101
158 이성복 - 그 여름의 끝 - [1] 겨울나그네 2003-03-17 1950
157 안도현 - 제비꽃에 대하여 - [4] 겨울나그네 2003-03-15 1913
156 최승호 - 전집 [1] 송보람 2003-03-15 1859
155 기형도 "엄마걱정" [3] 겨울나그네 2003-03-14 2062
154 검은막대 처리- -;; [2] SinN. 2003-03-13 2402
153 정호승 - 첫 마음 희봉 2003-03-13 2358
152 박라연 - 너에게 세들어 사는 동안 희봉 2003-03-13 2144
151 겨울바다 한장~ [2] SinN. 2003-03-09 2168
150 원피스 [4] SinN. 2003-03-06 2516
149 크로스 오버 [3] soulmate 2003-03-05 2302
148 야요이 쿠사마 展 [3] soulmate 2003-03-02 3095
147 천양희- 복습 [1] sasick 2003-02-28 2330
146 [詩] 유하 - 사랑의 지옥 [1] you 2003-02-27 1980
» 유하 - 그 사랑에 대해 쓴다 희봉 2003-02-26 2033
144 남산의 달 [7] soulmate 2003-02-26 24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