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지명이 들어간 제목은 언제나 선입견을 심어준다. 그 지명이 내포하고 있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영화 "파리,텍사스"가 그러했고, 이 영화 바그다드 까페도 마찬가지다. 영화만으로만 보면 바그다드는 라스베가스 인근 사막 한가운데의 지명인 것 처럼 보인다. "파리,텍사스"의 파리도 텍사스 사막 한가운데의 작은 지명이었던 것 처럼..

사막 한가운데 위치한 주유소/모텔 겸 (커피가 맛이 없는) 까페…

줄거리를 스포일링할 생각은 전혀 없다. 뭐 줄거리라 할만한 것도 없을 뿐더러 조금 보다보면 결말이 빤히 보일 정도니까. 워낙 기발한 시나리오에 반전이 있는 영화들에 날이 곤두선 탓인지 이제 이런 영화는 조금 보다보면 지루해지기 쉽상이다.

블럭버스터 영화들은 5분안에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아야 한다고 하는데, 이런 영화를 만드는 감독은 도대체 어떤 자신감으로 이렇게 지루하게 이야기를 전개해나갈까 싶다. 예전에는 다운받아 보다가 지루하면 꺼버리는 사람들이 없어서였을까?

말 하고싶었던 건, 역시나 영화 제목이 말해주듯이..

사막 한가운데 위치한 "바그다드 까페…"

돈과, 술 도박과 매춘이 난무하는 쾌락과 향락의 도시 라스베가스와 인적이 드문 바그다드 까페. 너무 극단적인 대비인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우리는 살면서 이 극단의 두가지 선택만을 강요당한다.

경쟁사회에 뛰어들어 치열하게 경쟁하든지, 아니면 이상하고 외로운 사람이 되어 사람들과 동떨어져있던지..

사막 한가운데 만들어 놓은 나만의 작은 성은 심지어 나조차도 제대로 다스리지 않기 때문에 조금만 소홀히 하면 먼지가 나뒹군다. 자기에 대한 사랑은 엄청난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기 때문에…

그러나 그러한 공간에 누군가 오게 된다면, 마법(문자그대로! 영화를 본다면 더더욱 공감할 것!!!)처럼… 그리고 그(그녀)는 곧 내 작은 공간의 주인이 된다. 마치 거대한 성을 쌓아놓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출입구는 매우 간소하고 드나들기 쉽게 만들어놓은 것 처럼…

물론 이걸 알아볼 수 있는 사람만이 나의 공간에 찾아오겠지..

그것은 때때로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우연이거나, 즉흥적일 수 있다(혹은, 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어떤 우연과 즉흥적인 것과 마법이 섞이지 않은면 그 사막한가운데서 나날히 뒤틀어지고 있는 고약한 이 남자(여자)를 감동시키기 힘들기 때문이다.

우린 마법이 필요하다.

내 눈앞의 사물을 높은 채도로 볼 수 있게...

I'm Calling You....
Can't You Hear Me

희봉

2013.03.10 02:07:42

Blue Moon, You Saw Me Standing Alone...

영화 싱글맨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은 역시 해변가 펍에서 두 주인공이 처음 만나는 장면.. 이 장면에서 Blue Moon이라는 노래가 나온다. 그 노래의 첫 가사....

희봉

2013.03.10 02:08:06

Why Are You Here...?

희봉

2013.03.10 02:08:46

영화 싱글맨에서 영화 내내 낮은 채도로 보여주다가 주인공이 아름다운 것을 목격할때마다 채도가 높아진다.

희봉

2013.03.10 02:09:01

근데 왜 난 바그다드 까페를 보고서도 싱글맨 얘기를 하고 있을까...

희봉

2013.03.10 02:10:24

근본적으론 같은 이야기니까... 다만 싱글맨은 멋쟁이 남자들이 멋진 수트를 입고 나온다는 점이고, 여기에서는 별볼일 없는 곳에 보잘것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

등장인물이 너무나 (외관상) 마음에 들지 않아서 영화를 계속 보기 힘들지경이었는데 영화를 보다보니까 등장인물들이 좋아졌음.. 이게 영화(스토리텔링)의 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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