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member meeting U here in the good ol' days



"조카에게

안녕!

구름위에서 이 엽서를 쓰고있어, 늘 올려다보기만 하던 구름을 내려다보니까 기분이 좋구나. 이제는 구름과도 조금은 친해질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흡연석이라는 자리가 좋지 않았어. 창의 반을 비행기 날개가 가리고 있어서 하늘이 반쪽밖에 보이지 않는거야. 하늘이 하늘같지 못해서 감질이 안나는거야

갑자기 이런 느낌이 드는구나. 이제까지 내가 보고 겪어온 세상 역시 어쩌면 반쪽에 지나지 않았다는. 그래서 나는 지금 나머지 반쪽 세상을 알기 위해서 날아가고 있는 거라는..

기다리거라, 네게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줄테니..."

엽서는 여기서 여백이 끝났는데, 나는 확 뒤집어서 뒷면의 그림 위에다가 몇 자를 더 적었다

"앞에 쓴 건 다 말짱 거짓말. 내 변명에 속지 말아라..."

하기야, 이제 겨우 네 살 먹은 녀석이 무얼 알아들을까..



추신1. 진민아 위 편지는 사실 김한길이 30살 나이에 미국으로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 조카에게 쓴 편지란다. 삼촌이 비흡연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이미 편지 중간에서부터 무언가 이상하다는 걸 알텐데..

추신2. 하지만 그 내용이 꼭 나와 같아서 그대로 옮겨보았단다

추신3. 이제 겨우 세살 먹은 네가 무얼 알아들을까마는....

추신4. 삼촌은 10월 9일에 떠난단다.. 무엇이 있고, 어느걸 할지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냥 단지 뉴욕으로.. 그곳에선 무언가 새로운 일들이 있을 것같은 막연한 기대만 가지고 말이야.. 아무것도 하지 않을거라고 미리 예방주사를 놓고 시작하긴 햇지만, 사실 죽은 송장처럼 지내고 오고싶지는 않아.. 되도록이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하고 오고싶기는 하다만...

추신5. 돈이 넉넉치 않아서.. 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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